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거세게 제기되는 ‘문재인 불가론’에 대한 대응 차원이지만, 같은 날 2명의 전직 의원이 ‘천정배 신당’ 합류를 시사하면서 스텝이 꼬이는 모양새다.
문 대표는 광주시청의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같은 당 소속 윤장현 시장으로부터 중점 현안과 관련 사업보고를 받고 예산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광주아시아문화전당에 들러 시민들과 ‘스킨십’을 가지는 등 호남 민심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문 대표는 “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시민 숙원사업”이라며 “우리 당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연일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안 의원 말씀은 더 강도 높은 혁신을 독려하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중요한 위치에 계신 분들이 국민 기대만큼 되지 못한다고 걱정만 할 게 아니라 혁신의 벽돌이라도 하나씩 놓겠다는 마음으로 함께한다면 당이 더 단합되고 지지율도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문 대표는 4일 전북 전주를 방문해 예산현안을 점검한다.
한편 3선 의원을 지낸 유선호 전 의원과 초선 출신의 장세환 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오늘로 새정치연합을 버리고 이 당을 대신할 강력한 ‘혁신야당’을 추구하겠다”며 “실천적 개혁노선을 추구하는 한편 모든 신당 세력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실상 ‘천정배 신당’에 합류할 것을 시사하며 “이달부터 다음달 안에 탈당이 이어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박주선 의원도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고는 계파 청산은 불가능하다”며 거듭 주장했다. 당 안팎에선 혁신위원회 활동이 종료되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창당을 선언하는 시점인 추석을 전후로 야권의 ‘지각 변동’이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내 대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대비한 ‘조기 비대위’를 구성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문재인 광주 방문, 호남 민심 끌어안기...박주선 탈당 시사 등 움직임
입력 2015-09-03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