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대해 서방 언론은 한국과 중국의 살가운 풍경과 북한의 소외된 모습을 대비해서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 제1비서가 불참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함께 있는 풍경이 김 제1비서에 대한 시 주석의 모욕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3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최근 수년간 한국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으나 북한에 대해서는 점점 비판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김 제1비서의 열병식 불참에 특별히 관심을 쏟으며 대내외 환경을 들어 그 이유를 추론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김 제1비서가 북한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오지 않았을 수 있다”며 그 배경으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1956년 해외에 나갔을 때 쿠데타 기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들었다.
델러리 교수는 “물론 김 제1비서가 중국과의 친밀한 관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초대를 거부했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 베이징지국장 에드워드 왕은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눈에 띄는 노란색 옷을 입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곁을 걸어가는 풍경이 한국과 중국의 밀착을 상징했다”고 평했다.
왕 지국장은 이어 “그런데 북한과 ‘소년 왕’(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은 어디로 갔을까”라고 북한의 소외를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남북한의 대조된 모습을 소개하며 중국의 무게중심이 남한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LAT는 “이번 화려한 열병식에서 한중 관계가 꽃을 피우고 북중 관계는 더 멀어지는 풍경이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LAT는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정도로 경제관계도 견고하다며 시 주석이 작년 여름에 방한했을 때 이미 관계변화는 예고됐다고 보도했다.
한국보다 먼저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최고 정치 지도자의 관례를 시 주석이 깨뜨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은 열병식의 핵심 참석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소개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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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언론 “한중, 북중 열병식 대비 - 북한 ‘소년왕’은 어디갔나”
입력 2015-09-03 15:59 수정 2015-09-03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