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에 불붙은 ‘엄지족’ 마케팅

입력 2015-09-03 16:11
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항공업계에도 ‘엄지족’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 활발해지고 있다. 각 항공사들은 앞 다퉈 모바일을 통한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모바일로 항공권을 예매할 시 특가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는 항공사들이 모바일을 활용한 마케팅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업계 특성상 여행사 등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모바일을 활용해 쇼핑에 나서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통계청은 지난 7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을 총 2조1320억원으로 집계했다. 전월 대비 8.1%,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63.9% 증가한 액수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3일 “앞으로 항공권 예매 시장도 모바일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승객들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등으로 편하게 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고, 항공사들은 항공권 직접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최근 ‘항공권 예매, 모바일로 10초면 끝’을 슬로건으로 모바일웹과 앱을 사용자 중심으로 개편했다. 모바일 첫 화면에 사용자가 자주 쓰는 메뉴를 배치시킬 수 있도록 했다. 또 신규 기능 ‘나 홀로 오늘 예약’을 통해 당일 탑승하고자 하는 국내 노선을 한 화면에서 수초 만에 예약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이용자 편의에 초점을 맞춰 모바일앱을 리모델링했다. 모바일에서 당일 국내선 편도 항공권 예매를 3번의 클릭으로 마칠 수 있는 ‘퀵 부킹’ 기능을 추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부터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로 탑승 수속을 마친 뒤 모바일 항공권을 들고 비행기에 탑승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두 항공사는 카카오페이를 통한 항공권 결제 서비스도 잇따라 도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소아암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에서 지난달 26일 강원도 양양공항에서 열린 비행기 끌기 대회를 기념해 특가 항공권 이벤트를 진행했다. 특가 항공권을 모바일로 예약할 경우 국내선 2000원, 국제선 5000원의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티웨이항공도 모바일을 활용한 사전 예매 서비스를 적극 실시하고 있다.

기내에도 엄지족을 위한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12월 열리는 인천~호놀룰루 노선에서 기내 무선인터넷을 활용한 ‘지니플레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진에어가 제공하는 영화, 음악, 게임 등의 콘텐츠를 승객 각자가 보유한 개인 모바일 기기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외항사들도 모바일을 통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다음달 30일까지 ‘가루다마일즈 앱 사용 콘테스트’를 진행한다. 모바일로 항공권을 결제하는 고객 중에서 많은 금액 순서로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