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손흥민과 이승우에게 거는 기대는?

입력 2015-09-03 15:40

한국 축구의 ‘과거’가 박지성(34·은퇴)이라면 ‘현재’는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이며, ‘미래’는 이승우(17·FC 바르셀로나)다. 손흥민과 이승우는 나란히 국내에서 열린 경기에서 팬들을 만났다. 끼와 열정으로 뭉친 두 선수는 이른 나이에 유럽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고, 그곳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둘에게서 언제쯤이면 ‘박지성의 향기’가 날까.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전에 참가했다. 손흥민이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따라야 할 롤모델은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클럽뿐만 아니라 국가 대표팀 경력도 위대하다.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과 아시아선수 사상 첫 3연속 본선 득점, 2002 한·일월드컵 4강,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등을 일궈냈다. 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둔 이유들 중 하나가 박지성 같은 정신적 지주의 부재였다. 유럽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손흥민은 대표팀의 구심점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 벌써 A매치 출장 경력이 44경기에 달한다. 기성용(74경기), 이청용(67경기), 구자철(47경기), 곽태휘(45경기)에 이어 5번째다. 득점에선 구자철(14골)에 이어 2위(11골)다. 대표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자격이 충분한 셈이다.

이승우는 당장은 ‘최진철호’의 리더가 돼야 한다. 이승우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나이지리아와의 2015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 청소년 U-17 축구대회 1차전에 선발로 출장해 풀타임을 뛰었다. 원톱으로 나선 이승우는 자기보다 신체조건이 좋은 상대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뚝심을 보여 줬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경기는 1대 1 무승부로 끝났다.

너무 빠른 이승우는 팀 동료들과 엇박자를 냈다. 한국 선수들은 볼을 빼앗으면 전방에 있는 이승우에게 찔러 줬다. 이승우는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했지만 동료들과 유기적인 플레이로 골을 만들기보다는 개인 능력으로 골을 터뜨리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최진철 감독은 경기 후 “이승우는 장점이 많은 선수”라면서도 “공을 받는 위치가 한정적이었다. 다른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 달라고 주문했으나 아직 드리블을 할지 패스를 할지 결정하는 타이밍을 못 찾는 모습이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진철호’는 오는 10월 17일 칠레에서 개막하는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 출전한다. 남은 시간 동안 이승우는 대표팀의 공격을 조율해야 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