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대통령님이 물을 준 논이 제일 잘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박 대통령이 지난 6월 가뭄으로 바짝 마른 논에 소방차를 동원해 살수를 해 그 논이 풍년이 됐다는 칭찬이었다. 그러나 한 매체가 그 논을 찾아가 보니 대통령이 물을 댄 논만 잘 되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아서 씁쓸함을 남겼다.
SBS계열 뉴스사이트인 비디오머그는 2일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쌀가공식품시식회 영상을 공개했다. 매체는 특히 이동필 농림부 장관의 발언을 집중해 전했다.
이 장관은 시식회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통령님께서 벌써 몇 차례 말씀하셔서 요즘 쌀로 만든 빵, 케이크 아주 인기”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쌀농사 얘기를 꺼내자 이 장관은 지난 6월 ‘대통령이 물 댄 논’으로 알려진 인천 강화군의 논의 근황을 전했다.
“올해도 대통령님 쌀이 풍년입니다. 우리가 지난번에 5월24일 날(실제로는 6월21일) 강화도에 가물어서 물 주러 갔지 않았습니까? 호스를 위로 대니 밑으로 대니 해가지고 언론에서 가십도 되고 그랬는데 확인해보니까 그 논이 이제까지 평년작보다 잘 되고 제일 잘 돼있다고 그럽니다. 주변에서는…”
그러나 이 장관의 칭찬을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 영상은 3일 현재 7만7000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네티즌 대부분은 “사회생활은 저렇게 하는 건가 보다” “대통령이 물 준 걸 어떻게 알고… 벼도 사회생활 잘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비디오머그가 전한 ‘대통령이 물 댄 논’의 현재 상황을 접하고 “결국 칭찬거리도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비디오머그 영상에 따르면 대통령이 물을 댄 논 이외의 주변 논들은 쩍쩍 갈라졌거나 말라붙었다. 비디오머그는 “농림부 장관이 자랑스럽게 대통령께 보고할 일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대통령이 물 댄 논 잘됐더군요” 농림부 장관의 씁쓸한 칭찬 (영상)
입력 2015-09-03 11:27 수정 2015-09-03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