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에 저항하는 ‘자유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여성이 미국으로 탈출한지 4년 만에 다시 자유를 박탈당할 처지가 됐다.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리비아 여성 이만 알-오베이디(32)가 술집에서 여성 2명을 폭행한 죄로 콜로라도 법원에서 6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알-오베이디는 지난해 2월 콜로라도주 볼더의 한 술집에서 다른 손님 1명에게 맥주를 들이붓고 다른 1명에게 유리컵을 던져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됐으나 이후 법정 출석을 거부해왔다.
알-오베이디는 카다피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한창이던 2011년 3월, 외신 기자들이 머물던 수도 트리폴리의 한 호텔에 뛰어들어 멍자국과 상처들을 보여주며 카디피 정부군에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울부짖었다.
이후 보안군에 끌려가 형사 처벌 위기에 놓였던 그녀는 카타르로 도피했다 강제 송환되기도 했으나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 국무장관의 도움으로 같은 해 6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녀는 그해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2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망명 업무 담당자는 “그녀는 왜 규칙을 따라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면접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알코올 중독에 빠졌으며 난동을 부려 몇 차례 체포되기도 했다.
구치소 안에서도 그녀는 난동을 부렸고, 심리 치료와 상담을 받으라는 법원의 제안도 거부했다.
CNN은 “콜로라도대에서 학위를 따고, 좋은 일자리를 구해 리비아 가족들을 돕겠다는 엘-오베이디의 아메리칸드림은 악몽으로 변해버렸다”며 “출소 이후에도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자유의 상징’에서 폭행범으로 - 美망명 리비아 여성의 전락
입력 2015-09-03 10:06 수정 2015-09-03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