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의 신작 뮤비, 아프리카 묘사 논란

입력 2015-09-03 09:10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작 뮤직비디오 와일디스트 드림스(Widiest Dreams)를 둘러싸고 백인 식민주의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스위프트의 식민주의 비디오가 몰락의 시작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지적하면서 내용이 심각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조지프 칸이 연출을 맡고 할리우드 감독 겸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 스콧 이스트우드가 공동 주연을 맡은 4분 분량이다. 1950년대 할리우드 남녀 주연배우가 아프리카에서 영화를 찍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그려진 아프리카의 모습은 백인 식민주의가 주입한 고정관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광활한 벌판에서 사자와 기린, 코끼리 등 야생동물들이 뛰어다니는 가운데 흰 셔츠와 카키색 바지를 입은 백인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 마치 1985년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연상케 한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는 흑인들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주인공 뒤편에서 도망치듯 사라진다. 이는 케냐의 작가 비냐방가 와이나이나가 2005년 발표한 풍자작품 ‘아프리카에 대한 글쓰기'(Write to write about Africa)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와이나이나는 글에서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의 모습으로 서술하지 않고 백인 식민주의가 주입한 관념대로 야생동물이 사바나에서 뛰어노는 낭만적인 모습으로 그려온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