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는 역사는 난민촌으로 변해, 독일선 난민환영

입력 2015-09-03 08:58
BBC 방송 홈페이지 캡처

헝가리 정부의 방조로 암묵적으로 운행되던 난민열차가 하루 만에 중단되면서 부다페스트 켈레티역에 발이 묶인 난민들이 2일(현지시간) 역 앞에서 ‘메르켈', ’독일' 등의 슬로건을 외치며 이틀째 항의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난민들이 유럽 대륙으로 계속 몰리고 있어 이들의 이동을 다시 자유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헝가리의 열차 운행 중단으로 켈레티역은 독일행 기차 탑승이 다시 허용되기를 기다리는 난민들이 곳곳에서 노숙하면서 난민촌으로 변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헝가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난민들이 망명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열차를 타도록 해 사실상 서유럽행을 방조했고, 그 결과 하루 동안 난민 3650명이 난민열차에 탑승했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1일 새벽 서유럽으로 향하는 열차의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하고 역사를 잠정 폐쇄했다가 수 시간 뒤 유럽연합(EU) 비자와 신분증이 있는 사람들만 열차를 탈 수 있도록 허용했다.

헝가리 경찰에 따르면 1일 오후 부다페스트를 출발해 열차로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난민은 150명 정도다.

비자가 없어 헝가리에 그대로 발이 묶인 난민들은 1일 밤새 경찰과 대치한 데 이어 2일에도 수백 명이 ‘자유’와 ‘독일’을 외치며 열차 탑승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역 광장 인근에서 3000여 명의 난민이 텐트를 세우고 노숙에 들어갔다.

난민들을 태운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역사 주변에는 난민들을 태우기 위한 밀입국 브로커의 차량 수백 대가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뮌헨 역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독일 당국은 중앙 기차역을 통제해 난민들을 신속하게 시내 난민접수처로 수송했고 많은 독일 시민이 나와 생수, 음식, 기저귀 등을 제공했다.

독일 경찰은 1일 하루 모두 3709명의 난민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한 난민열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었다. 2일 자정 이후 오전 6시까지도 시간당 109명의 불법 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AFP는 보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