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행사음악까지… 중국의 뜨거운 박 대통령 환대

입력 2015-09-02 17:00
박근혜대통령이 2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서영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하루에 3번이나 얼굴을 마주했다. 시 주석이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30개국 정상 가운데 유독 박 대통령에게만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미국과 서방국가 정상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미국의 최고 동맹국인 우리나라 정상에게 각별한 의전을 행한 것이다. ‘양자 정상회담→양자 정상 특별오찬→한국 정상의 중국 2인차(리커창 총리) 면담→전승절 환영 공식만찬’으로 이어진 과정 전체가 시 주석의 세심한 배려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일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인민대회당으로 이동, 정상회담을 가졌다. 여러 나라 정상이 중국을 방문한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순서를 기다리는 모양새를 만들지 않겠다는 시 주석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오전 11시51분(현지시간)부터 시작된 양국 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14분 넘겨 34분간 진행됐다. 북핵 해결방안 등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고, 양국 정상의 대화는 동시통역으로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짧은 시간 내 최대한 폭넓은 주제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하겠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정상회담에서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이 활용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은 34분 동안 이뤄졌지만, 동시통역을 했음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1시간이 넘는 회담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별오찬은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오후 12시27분~오후 1시31분까지 64분간 이뤄졌다. 오찬에서도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애창곡인 가수 ‘거북이’의 ‘빙고’를 연주케 사전조율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했다. 행사음악으로 쓰인 10곡 중엔 ‘빙고’와 ‘아리랑’, TV 드라마 ‘대장금’의 ‘오나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마이 데스티니’(MY Destiny) 등 4곡이 한국 음악이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시절인 2005년 한 TV예능프로에 출연해 ‘빙고’를 애창곡이라고 밝히고 출연자들과 함께 이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중국음악으로는 시 주석 부인인 가수 출신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대표곡 ‘희망의 들판에서’ 가수 덩리쥔(鄧麗君)의 ‘첨밀밀’ 등이 쓰였다. 오찬 메뉴로는 식전 냉채, 백합탕, 대파 해삼찜, 꽃등심 스테이크, 황금죽순과 아스파라거스, 국수, 레몬향 대구롤, 딤섬, 과일과 아이스크림, 커피, 차 등이 올랐다. 테이블에 올려둔 메뉴판에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사진 아래 ‘이심전심(以心傳心), 무신불립(無信不立), 번영창조(繁榮創造), 미래개척(未來開拓)’이란 글귀가 한글과 한자로 각각 적혔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조어대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만났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