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북관계 환경 사역으로 풀자’ 원그린코리아무브먼트(OGKM) 대표 김호진 장로

입력 2015-09-02 17:10

“북한에 나무를 심는 운동이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는 핵심사업이 될 것입니다.”

서울 종로구 YMCA회관에서 1일 만난 원그린코리아무브먼트(OGKM) 대표 김호진 장로의 생각은 확고했다. 2013년 1월 창립한 OGKM은 재미교포 크리스천들을 주축으로 북한의 녹화(綠化)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환경운동단체다.

김 대표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등 최근 남과 북 사이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언급하며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로 진정국면에 들어섰지만 사상적·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남과 북의 관계는 다시 냉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 시점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선 양측이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환경운동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반도의 어느 곳에서든 환경이 파괴되면 남북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양측 모두 환경보호에 관심이 높다”며 “이 때문에 북한에 나무를 심는 운동은 남과 북이 공통분모로 삼기에 매우 적합한 사역”이라고 소개했다.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등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산림 황폐율은 20% 이상이며, 평안도와 황해도의 경우 50%에 육박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2023년까지 총 65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발표했다.

OGKM은 2013년 12월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으로부터 ‘수림화(산림녹화), 원림화(도시녹화)를 위해 65억 그루의 나무 생산에 필요한 종자와 묘목, 설비, 자재, 자금 및 기술자료 지원과 이를 위한 기증자들과의 연계와 모임을 맡아 할 것’을 위임 받았다. 김 대표는 “우리 회원들은 해외동포라는 신분 특성을 이용해 북한을 비교적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을 진정으로 돕고 싶어 한다는 마음이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OGKM의 모태는 2002년부터 활동해온 비영리 민간선교단체 러브포올네이션스(LFAN)이다. 김 대표는 “LFAN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의 빈국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해오다 북한의 산림녹화 사업으로 사역의 영역을 넓혔고, 백두산과 라선 등지에 총 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며 “이후 북한의 식량난이 환경 파괴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깨닫고 OGKM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OGKM은 지난해 한국교회한반도녹색평화운동협회(KGPM)와 ‘녹색한반도 통일화합나무 8000만 그루 심기 범국민운동’ 협약식을 가졌다. 지난 6월에는 KGPM과 북한을 방문해 함경북도 두만강 지역에 북한 산림화 1단계 사업으로 묘목 10만 그루를 심었다.

김 대표는 “크리스천이자 한인 디아스포라의 한 사람으로서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사역에 임하고 있다”면서 “북한 나무심기는 특별히 한국교회가 하나 돼 펼칠 수 있는 통일운동 방법”이라며 한국교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