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일 열릴 ‘항일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우선 날씨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듯하다. 열병식이 펼쳐지는 베이징 천안문 광장의 당일 날씨는 ‘맑은 뒤 구름 많음’으로 예보됐다. 지난 달 29일부터 4일 연속 비가 오다가 2~3일은 맑고, 다시 4~5일에는 비예보가 있다. 베이징에서는 묘하게 비가 열병식을 피해가자 일부러 비구름을 소진시키기 위해 ‘인공 강우’가 동원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신경보는 2일 “열병식을 위한 최상의 날씨”라며 “가시거리는 10㎞ 이상이고 파란 하늘에 간간히 있는 구름은 하늘을 가르는 전투기들의 좋은 배경이 된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열병식 블루’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총력을 기울였다. 자동차 홀짝제 시행은 물론 공장 1만2255곳의 문을 사실상 닫았고, 9000곳이 넘는 건설 공사까지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베이징은 최근 10일 이상 ‘스모그 청정’ 도시가 됐다.
1일부터 관영 CCTV를 비롯해 위성TV에서는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는 사라졌다. 대신 5일까지 항일전쟁을 다룬 드라마나 역사물로 ‘추모와 엄숙’의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열병식 당일 CCTV는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생중계를 시작한다. 90대의 카메라와 함께 무인기도 동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문 주변은 2일부터 3일 오후까지 완전히 통제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 도심부가 ‘유령도시’로 변했다고 표현했다. 베이징을 동서로 가르며 천안문역 등을 통과하는 지하철 1호선 운행은 전면 중단되고, 도심을 통과하는 7개 지하철 노선의 20여 개 지하철 역도 폐쇄된다. 도심 주변 도로도 이미 차단돼 시내버스 256개 노선이 우회 운행을 하고 있다. 창안제에 인접한 고궁박물관과 국가박물관 등 관광지와 왕푸징, 첸먼 쇼핑가도 폐쇄됐다. 도심의 많은 식당과 상점은 4일 이후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는 공고문을 붙였다. 열병식 행사장인 톈안먼 광장 주변은 일반인의 접근이 차단된 가운데 일부 우회도로만 개방되고 있다.
최근 말썽 많은 주식 시장도 문을 닫게 된다.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는 이날 “전승절 기념일에 맞춰 3일과 4일 이틀간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증시는 주말인 5, 6일을 포함해 4일간 휴장한 뒤 7일 다시 개장한다. 중국 정부는 전승절인 3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3∼6일을 연휴로 쓸 수 있게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전승절 기념 열병식 준비완료...TV서 예능 프로그램 사라져
입력 2015-09-02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