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5위는 누구? 막내 kt에게 물어봐

입력 2015-09-02 16:55
kt 위즈 제공

이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싸움의 승자가 누구일지는 막내구단 kt 위즈에 물어봐야할 것 같다. kt가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순위싸움의 중대 변수가 됐기 때문이다.

kt는 시즌이 시작된 후 4월까지 3승22패 승률은 0.120이라는 참혹한 성적을 거뒀다. 당시 각 팀이 너나할 것 없이 kt와 경기하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런데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kt는 6월부터 8월까지 33승 33패로 정확히 승률 5할을 찍었다. 8월 한 달은 14승 11패(0.560)로 더욱 매서웠다.

이 때문에 5위 경쟁을 펼치는 팀들에게는 ‘kt발 고춧가루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오히려 kt가 5위를 결정하고 있는 모양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달 중순 단독 5위까지 치고 나갔지만 지난달 27일부터 열린 kt와의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그날부터 6연패를 당한 KIA는 한화 이글스에 5위 자리를 빼앗겼다. 힘겹게 5위 싸움을 이어가던 SK 와이번스도 지난달 29일 에이스 김광현까지 내세우는 등 필승을 다짐했지만 kt에 2대 10으로 대패했다. SK는 다음날 열린 kt전에서도 4대 6으로 지며 5강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 반면 한화는 kt전을 잘 넘겨 5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27일 kt를 8대 3으로 물리치고 지긋지긋한 7연패에서 벗어났다.

kt는 고춧가루 부대를 넘어 이젠 대포군단까지 꿈꾸고 있다. 지난달 kt의 팀 타율은 0.311로 리그 1위였다. 같은 달 팀 홈런도 39개로 방망이의 팀 넥센 히어로즈(37개)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다.

kt의 매서운 장타 능력은 사상 최초의 신생팀 20홈런 타자 3명 배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1일 현재 김상현이 23홈런, 박경수가 21홈런을 쳐 이미 20개를 넘어섰다. 앤디 마르테는 19개로 20홈런에 단 한 개 남아 있다. 그동안 신생구단에서 20홈런 타자는 2명이 나온 적도 없다.

20홈런까지는 아니더라도 장성우(11홈런), 윤요섭(8홈런), 댄 블랙(7홈런), 오정복(5홈런) 등이 두 자릿수를 넘었거나 바라보고 있을 정도로 kt의 방망이는 최근 불이 붙었다. 조범현 감독은 “시즌 초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면서 “최근에는 선수들도 이기는 것을 즐기는 등 전체적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몇 경기 남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주전들은 좀더 다양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