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 원로들 열병식 참석할까

입력 2015-09-02 17:34
3일 ‘중국 항일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중국 원로 지도자들이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중화권 매체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관심의 대상은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 리펑 전 총리다. 최근 중국에서 원로들의 정치개입을 둘러싼 논란이 큰 상황이어서 실제 참석 여부가 주목된다. 중국은 과거 열병식 때 전직 지도자들을 초청해 당의 화합과 단결을 과시해 왔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은 중국 지도부가 국가부총리급 이상의 고위직을 역임한 당 원로들을 초청했다고 2일 보도했다. 당 중앙판공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로 원로들에게 열병식 참석 의사를 타진했고,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최근 이들을 초청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다. 보쉰은 이에 따라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 등 상당수 원로들이 천안문 성루에 마련되는 관람석에 앉아 현 지도부와 함께 열병식을 참관하게 됐다고 전했다. 보쉰이 인용한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예전과 달리 권력 장악력이 커졌지만 중국 정계에 여전히 ‘원로 정치’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상황을 감안해 원로들의 열병식 참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서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 등이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매체는 장 전 주석이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와 당 중앙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17일 89세 생일을 맞은 장 전 주석은 건강에 큰 문제는 없지만 외출시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원설이 나돌았던 리펑 전 총리는 본인이 열병식 참석을 희망하고 있지만 의료진이 만류해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둬웨이는 이들의 불참은 다른 전직 지도자들에게 참석을 재고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에 따라 후 전 주석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