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기업 부채 위험요인 될 수도”

입력 2015-09-02 16:06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일 “기업 부채가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금융위 기자실을 찾아 “금융시장이나 중국 경제 상황을 봤을 때 기업의 영업 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부채가 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 중 영업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곳이 2000곳 정도 된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비 올 때 우산을 뺏어선 안된다지만, (이익을 못내는) 좀비 기업을 빨리 정비하라는 요구도 있다”며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우산을 씌울 곳과 아닌 곳을 구별할 능력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다음달 출범을 목표로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금융회사의 이자·수수료 책정을 자율에 맡기는 대신 사후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도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과태료는 금융감독원에 모두 맡기고, 과징금은 3~5배 올려 시장에 자율성을 주되 규칙을 어기거나 소비자에 해를 입히면 강하게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법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내년 상반기에 국회에 입법청원을 할 예정이라고 금융위는 밝혔다.

임 위원장이 기자들과의 만남을 자청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금융개혁이 뭐하는거냐, 전문가들조차 이렇게 반문해 와 낙심이 됐다. 큰 흐름을 설명 드리려 찾아왔다”며 “매달 기자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개혁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불만 때문인지, 임 위원장은 최근 금융권과의 스킨십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31일에는 업계의 실무진과 2시간 동안 둘러 앉아 자켓까지 벗고 질문에 일일이 답을 했다. 그는 “고객도 직접 만나고, 대규모 공청회도 열겠다”며 “금융개혁이 여론의 지지를 받아 잘 진행되게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