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포비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사이에서 도는 신조어

입력 2015-09-02 17:35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 사이에 ‘20% 포비아(phobia·공포증)’란 신조어가 돌고 있다.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2주전 ‘현역 20% 물갈이’ 공천혁신안을 발표한 이후부터다. 의원 상당수가 혁신위와 이 혁신안에 엄청 불만이 많지만 괜히 공개적으로 이를 터뜨렸다 자칫 ‘해당(害黨)행위’로 찍혀 물갈이 대상이 될까봐 슬슬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2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공천 시즌이 눈앞인데 누가 공개적으로 당과 혁신위를 비판할 수 있겠느냐”며 “특히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의원들은 혁신위와 선출공직자평가위원회가 무서워 고개도 못 들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그만큼 비노(비노무현) 진영을 중심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선출공직자평가위 평가항목에서 10%를 차지하는 다면평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의원 간 다면평가가 사실상 계파 줄 세우기로 변질돼 ‘계파 공천’의 원흉이 될 것이라고 것이다. 일각에선 다면평가가 계파 간 야합에 따라 특정그룹 혹은 특정인을 공천에서 배제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혁신위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주간 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혁신위가 출범한 6월 이후 현재까지 20%대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 지지율 ‘지지부진 현상’이 혁신위 때문이라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만큼 혁신위 활동이 위력을 발휘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침묵하고 있는 비노계 의원들은 혁신위 활동이 종료되는 이달 중순쯤 본격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한 비노 의원은 “지금 반발하면 ‘반(反) 혁신’ 소리를 듣지만, 혁신안이 중앙위를 통과한 뒤에는 그런 비난이 없어질 것”이라며 “다면평가나 물갈이 비율(20%) 등은 모두 당규 개정사항이라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강하게 항의하면 올해 안에 당무위에서 다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