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7월 여행수지가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한국은행은 ‘7월 국제수지(잠정치)’에서 여행수지가 14억5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내 2008년 7월(16억5000만 달러 적자) 이후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고 2일 밝혔다. 여행수지 적자는 5월만 해도 4억1000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메르스 사태로 6월엔 10억4000만 달러 적자로 악화됐고, 7월 들어서는 적자 폭을 키웠다.
박승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외국인 입국자 수가 지난해 7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해외여행은 계획을 다시 잡는데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입국자 수 감소가 여행수지에 당분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1억1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흑자 폭이 6월(121억1000만 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22억3000만 달러(28.3%)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4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여서 경기 회복세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7월 수출은 48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데 비해 수입은 373.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6% 줄어 감소폭이 수출보다 컸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악화의 영향으로 19억2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메르스 여파로 여행수지 7년 만에 최대 적자
입력 2015-09-02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