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 헤아 이적 불발, 맨유 책임?… 레알 “맨유가 오전 0시 발송”

입력 2015-09-02 07:20
다비드 데 헤아와 여자친구 에두르네 가르시아 / 데 헤아 트위터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가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5·스페인)의 영입 실패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행정 절차를 진행한 과정을 상세히 공개하면서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마감시간을 맞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식 성명’이라는 제목으로 데 헤아의 영입 실패와 관련한 입장과 과정을 10가지 항목으로 나눠 전했다. 명문 구단들 사이에서 벌어진 초보적 행정실수로 ‘빅딜’이 무산되면서 세계 언론과 축구팬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서둘러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가 밝힌 맨유와의 협상과 행정적 절차 진행 과정은 이렇다.

맨유는 지난 31일 오전 데 헤아의 이적을 거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를 맨유로 보내는 협상 내용을 포함하면서 데 헤아의 이적 협상도 급물살을 탔다. 두 구단은 데 헤아와 나바스의 이적에 합의해 오후 1시39분 국제축구연맹 이적시스템에 등록하기 위한 계약서를 전달했다.

맨유는 오후 9시43분 수정한 계약서를 레알 마드리드에 전달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후 11시32분 나바스의 서명을 취득하고 맨유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맨유는 갑작스럽게 진행된 나바스와의 협상을 오후 11시53분에 마쳤다.

하지만 맨유는 1일 오전 0시 국제축구연맹 이적시스템에 접속해 서류를 발송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서류를 수신한 시간은 오전 0시2분이었다. 하지만 이미 오전 0시를 넘기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시스템에 접속할 수 없었다. 스페인은 8월 31일 오후 11시59분59초까지 수신한 서류만 인정한다. 레알 마드리드가 밝힌 상황만 놓고 보면 데 헤아와 나바스의 이적이 무산된 행정실수의 책임은 맨유 쪽으로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데 헤아의 2015-2016 시즌 행선지는 올 여름 유럽축구의 이적시장에서 최대 관심사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간판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를 포르투갈 포르투로 보내면서 새로운 수문장으로 데 헤아를 지목했다. 여름 내내 집중적인 러브 콜을 보냈다. 데 헤아가 조국인 스페인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유럽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가 이적시장 마감 직전까지 촉각을 다툰 점이 결국 데 헤아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행정실수의 피해는 데 헤아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