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작전,쓰는 놈만 쓴다…흔들리는 야신

입력 2015-09-01 21:57

한화 이글스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들어 ‘야신’ 김성근 감독의 작전과 선택이 오히려 자충수가 돼 더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화는 최악의 8월을 보냈다.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9승 16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등 경쟁 팀들이 덩달아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탓에 간신히 5위를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요즘 들어 김 감독은 비상식적인 투수진 운용으로 패배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쓰는 투수만 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와 원칙 없는 기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큰 점수차로 이기거나 지고 있을 때에도 권혁과 박정진 등을 무리하게 등판시키고 있다. 시쳇말로 10점을 이기고 있든, 1점차로 앞서고 있든 권혁과 박정진을 내보낸다는 비난이다. 실제 7월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김 감독은 6회 10-2로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 박정진과 권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쉬어야 할 상황에서도 마구잡이식 등판이 이뤄지며 혹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작 힘을 써야 할 경기에 권혁과 박정진이 무너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권혁은 31일 현재까지 무려 68경기 101⅓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 리그 최다인 7차례 블론세이브(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는 것)를 범했다. 박정진은 39세의 나이에 올 시즌 각 팀 투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73경기에 나왔다.

작전 실패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한화는 연장 10회말 4-4 상황에서 안타 하나 없이 고의사구에 이은 폭투로 자멸했다. 김 감독은 연장 10회말 2사 1, 2루에서 고의사구를 지시해 오히려 2사 만루의 위기로 만든 후 폭투로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2군행도 의문투성이다. 쉐인 유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로저스는 입단 후 5경기에서 완봉승만 2차례 따내는 등 3승 1패 평균자책점 1.79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갑자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정규리그 경기가 불과 30게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주축 투수를 뺀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에 김 감독은 1일 “로저스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렸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친 것 아닌가 한다. 쉬고 오면 괜찮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는 날마다 승부처다. 이번 주는 특히 중요하다”며 계속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