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가 보고 싶어 1600㎞에 걸친 긴 여정을 떠난 104세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1일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베이징에 살고 있던 푸자오징(가명·104) 할머니는 지난 27일 저녁 가족들 모르게 집을 나섰다. 할머니의 손에는 후난성 창사시의 한 경찰서 주소가 적힌 종이가 들려있었다. 사기 혐의로 유치장에 수감된 손자가 있는 곳이었다.
한 손에는 목발, 한 손에는 빨간 가방을 들고 할머니는 장장 1605㎞를 기차로 이동했다. 할머니를 본 기차역 직원은 “80세 정도로 보였고 무척 고되 보였다”며 “(할머니의)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큰 소리로 말해야했다”고 전했다.
할머니는 다음날 아침이 돼서야 창사시에 도착했다. 기차를 탄 지 15시간 만이었다. 28일 오전 8시, 할머니는 손자가 있는 경찰서를 찾아가 손자를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규정상 면회는 금지 돼 있었다. 경찰은 오랫동안 할머니에게 법적 절차를 설명했고, 할머니의 딸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29일에도 경찰서를 찾아가 “몇 년간 손자를 만나지 못했다. 너무 보고 싶다”고 애원했다. 하지만 경찰은 왜 ‘범죄자’인 손자를 만날 수 없는지 반복해서 설명할 뿐이었다. 결국 할머니는 자신을 데리러 온 가족과 함께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2011년 사기를 저지른 할머니의 손자 자오(45)는 올해 체포됐다. 그는 뒤늦게 할머니의 소식을 듣고 “불효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1600㎞ 이동해 ‘수감된’ 손자 찾아간 104세 할머니
입력 2015-09-01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