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가 불쌍하다” 주차장된 대학 운동장 사진 시끌

입력 2015-09-02 00:05
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사용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고발이 부산의 동아대학교 익명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페이스북 캡처
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사용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고발이 부산의 동아대학교 익명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페이스북 캡처
부산의 동아대학교가 잔디가 깔린 운동장에 줄을 긋고 주차장으로 사용해 체육학과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주장과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를 고발한 체대 학생들은 “체대로 유명한 동아대가 이래도 되냐”고 격분했다. 그러나 동아대는 “학교 내 똑같은 규모의 운동장을 새로 지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익명게시판인 페이스북 ‘동아대학교 체대 대신 알려드립니다’는 31일 학교 운동장을 촬영한 사진 1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잔디가 깔려 있는 너른 운동장에 흰색으로 주차선을 그은 모습이 담겼다. 초록빛 운동장 곳곳에 차들이 주차돼 있는 광경은 다소 생소했다.

이 페북은 “체대로 유명한 동아대학교에서 이래도 되는 겁니까. 눈물이 납니다. 널리널리 퍼트려요”라고 적었다.

해당글과 사진은 게재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3000회에 가까운 ‘좋아요’를 받았다. 댓글도 수백개가 달렸다. 대부분은 학생을 생각하지 않는 학교의 발상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체대 학생은 “운동장은 우리 강의실이나 마찬가지다. 강의실에 흰색 줄 몇 개 그어놓고 학교 주차장으로 쓴다는데 황당하다”는 분노했고 체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자부심 하나 가지고 졸업했는데 어이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동아대측은 같은 규모의 운동장을 학내에 마련했고 또 장기 조성 사업 중 일환으로 기존 운동장을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동아대학 관계자는 “중앙도서관과 인접한 운동장이라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등 불만도 있었다”며 “체대 학생 입장에서는 운동장이 조금 멀어져 불편할 수도 있지만 운동장이 없어진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조 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임시로 주차장으로 사용한 뒤 이후 중앙공원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