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주요 인사들이 ‘8·25 남북합의’이후에도 거듭 대북 강경발언을 내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들의 발언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은 물론, 수년 간 냉각됐던 남북관계가 오랜만에 ‘화해 모드’를 깨버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최근 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남북한 고위급접촉 타결 이후 북한이 다음 달 장거리미사일이나 핵실험과 같은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오히려 커졌다”고 주장했다. 백 차관은 “북한이 (8·25 남북)합의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라고 억측에 가까운 이유를 제시하기까지 했다. 그는 “군사도발이 다시 발생하면 선전방송 재개뿐 아니라 모든 수단으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경고도 했다.
남북 정상이 서로 합의이후 후속 이행절차를 강조하며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백 차관이 이처럼 강경한 언급을 하자 “도대체 우리 군이 제대로 상황인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진화에 나섰다. 그는 1일 정례브리핑에서 “(백 차관 발언은) 전문가들 평가를 바탕으로 일반적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대북확성기를 재개하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8·25 합의의 ‘비정상적 사태’라는 표현에 관련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은 지난 27일 공개 학술회의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를 보이면 핵사용 승인권자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개념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북한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북남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배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고위급 접촉에 참가했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도 최근 방북한 남측 인사에게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남측) 군부에서 ‘참형’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느냐”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정원과 국군기무사는 최근 작계 5015등 군사기밀이 언론에 노출된 것과 관련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대해 대대적인 보안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군, 남북한 대화 분위기에 위협적인 발언 눈쌀
입력 2015-09-01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