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이날 오후 유명 커뮤니티에 ‘경찰 사격장 군기’라는 제목으로 몇 장의 사진이 오르내리면서 시작됐습니다.
사진에는 사격 연습을 하는 군인들을 촬영한 것인데요. 경찰 두 명이 총을 상대방의 얼굴에 겨눈 장면도 있고, 총구멍을 다른 경찰의 콧구멍에 찌르고 찍은 사진까지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한심하다는 반응입니다.
“예비군들도 총을 지급하지만 저런 장난을 하는 예비군들은 없었다.”
“최근 구파발 검문소 총기장난 의경 사망 사건이 일어난 이유가 있구나.”
“위급할 때 사용해야할 총을 상대방에 겨누고 장난을 치다니. 어이없네요.”
“실탄이 있든 없든 군기는 땅에 떨어졌네요.”
“저 사람들은 총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걸까요?”
“저래놓고 민간인들에게는 총기 사용 규제하죠. 경찰 반성하세요.”
지난 25일 서울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는 총기 장난으로 인한 의경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박모(54) 경위는 내무반에 들어가 마침 빵을 먹고 있던 피해자 박모(21) 상경 등에게 권총을 빼들어 겨누며 장난을 쳤습니다. 박 경위는 장난이었다고 했지만 실탄이 발포됐고 박 상경은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기사가 나가자 경찰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문제의 사진은 2009년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중이던 신임경찰 교육생들이 사격예비 연습장에서 훈련을 받던 중 촬영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사격장 안에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갈 수가 있었다는군요. 이 사진들은 미니홈피 등에 올라 논란이 일었고 경찰은 즉각 당사자들에게 경고하고 문제의 사진을 삭제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최근 구파발 총기 사고가 발생하자 일베 회원이 또다시 이 사진을 퍼트린 것 같다고 하는군요.
경찰은 아울러 사격 예비훈련은 시뮬레이션 사격장 및 모의권총을 이용하고 있고 실제 사격훈련의 경우 엄격한 통제 아래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사격장 안에서 이런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휴대전화 또한 반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면서 “어쨌든 몇 년 전 일이지만 과거 이런 문제가 되는 상황이 있었다는 점은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