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야신’ 김성근, 프로야구 5위 싸움도 안갯속

입력 2015-09-01 16:19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들어 ‘야신’ 김성근 감독의 작전과 선택이 오히려 자충수가 돼 더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화는 최악의 8월을 보냈다.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9승 16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등 경쟁 팀들이 덩달아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탓에 간신히 5위를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요즘 들어 김 감독은 비상식적인 투수진 운용으로 패배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쓰는 투수만 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와 원칙 없는 기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큰 점수차로 이기거나 지고 있을 때에도 권혁과 박정진 등을 무리하게 등판시키고 있다. 시쳇말로 10점을 이기고 있든, 1점차로 앞서고 있든 권혁과 박정진을 내보낸다는 비난이다. 실제 7월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김 감독은 6회 10-2로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 박정진과 권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쉬어야 할 상황에서도 마구잡이식 등판이 이뤄지며 혹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작 힘을 써야 할 경기에 권혁과 박정진이 무너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권혁은 31일 현재까지 무려 68경기 101⅓이닝을 던졌다. 박정진은 39세의 나이에 올 시즌 각 팀 투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73경기에 나왔다.

작전 실패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한화는 연장 10회말 4-4 상황에서 안타 하나 없이 고의사구에 이은 폭투로 자멸했다. 김 감독은 연장 10회말 2사 1, 2루에서 고의사구를 지시해 오히려 2사 만루의 위기로 만든 후 폭투로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이런 상황이 자주 겹치며 한화는 7월까지 1점차 승부에서 12승11패를 기록했지만 8월에는 1점차 승부에서 2승7패로 고전했다.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2군행도 의문투성이다. 쉐인 유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로저스는 입단 후 5경기에서 완봉승만 2차례 따내는 등 3승 1패 평균자책점 1.79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갑자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화 측은 “휴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규리그 경기가 불과 30게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주축 투수를 뺀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에 김 감독이 선수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등 여러 잡음이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로저스를 2군에 보낸 후 사흘 연속 경기장 사전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