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220여억원을 들여 만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친일부역자 정보가 매우 부실한데다 일부 오류마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백과사전을 분석한 결과 “을사오적 중 한사람인 박제순을 ‘유림의 태두’로 표현하는 등 부적절한 정보가 다수 발견됐다”고 1일 주장했다.
대백과사전에서 박제순은 ‘관직 외에 1908년경에는 윤덕영, 민영기 등과 함께 교육진흥과 위생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관진방회(觀進坊會)를 조직해 회장직을 역임했고, 유림의 태두로 대우받기도 했다’고 기술돼 있다. 배 의원은 “‘관진방회’는 한일병탄 이전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설립한 대표적인 친일단체로, 대백과사전의 이런 미화된 정의로 인해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잘못된 정보가 기재됐다”고 지적했다.
을사오적의 대표인물인 이완용은 ‘성격’과 ‘정의’에 모두 ‘친일파’라는 언급이 있는데 비해 또 다른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인 이근택은 ‘조선 말기 관료’라고만 적은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일진회 송병준은 1910년 한일병탄 이후 사망한 1925년까지 친일 행적이 빠졌고, 명성왕후 시해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이두황을 비롯해 고등경찰 출신이거나 일본군 출신으로 해방 이후까지 활동한 다수 인물이 등재되지 않았다.
대백과사전은 1980∼1991년까지 173억원을 들여 모두 27권으로 발간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56억원을 투입해 2차 개정증보사업을 추진 중이며 2011년부터는 주요 포털사이트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배재정 “민족문화대백과 친일부역자 정보 엉터리”
입력 2015-09-01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