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9개월째 0%…체감 물가 고공행진 이유는?

입력 2015-09-01 11:23
사진=국민일보 DB

8월 소비자물가가 9개월째 0%대를 기록, 경기침체 속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소비자 물가는 상승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서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택비용과 대중교통요금, 학교급식비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7%올랐다. 3개월째 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12월 0.8%를 기록한 뒤 9개월 연속으로 0%대에 그치고 있다.

농산물이나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1% 상승해 8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기구인(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이나 에너지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2.5% 상승해 8개월째 2%대를 보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고 무더위 탓에 신선식품지수는 4%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작년보다 3.4% 올라 가뭄 여파가 컸던 7월(3.7%)보다 상승률이 둔화됐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8월 들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의 영향이 거의 사라졌고, 무더위 영향으로 채소 값이 올랐다”면서 “9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지만 근원물가는 2%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하락의 주된 요인은 공산품 하락과 전기나 수도 사용료 등이었다. 등유와 자동차용 LPG, 경유, 휘발유 등 저유가 영향을 받은 석유 제품들이 전체 물가를 0.93 포인트 하락시켰고 전기와 수도, 가스도 내려 물가를 0.58% 포인트 끌어내렸다. 전기료(-6.7)의 하락도 두드러졌다.

반면 실생활에서 가장 민감하게 느껴지는 서비스와 주택 부문의 물가는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가격은 지하철(15.2%)과 시내버스(9.2%) 등 대중교통 요금이 크게 올라 1.9% 상승했고 주택 물가도 2.7% 올랐다. 이중 전세가격은 3.9%, 월세는 0.3% 상승했다.

학교급식비(10.3%)와 구내식당 식사비(5.3%), 공동주택관리비(4.2%), 중학생학원비(3.3%) 등도 상승했다.

이처럼 소비자 물가가 9개월째 0%에 머물렀지만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생활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의견이 온라인 곳곳에서 쏟아졌다. 이는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중교통비나 학교급식, 구내식당비, 주택관리비 등의 상승 폭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물가가 0%대라는 통계조사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의 상품은 일제히 올라 월급만 빼고 다 오른 기분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