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은 우리 몸 특히 뇌와 신경세포에 포도당을 공급해 주는 에너지원이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섭취해야만 한다. 하지만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는 탄수화물. 섭취가 과하면 체중증가와 더불어 혈관병 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건강의학본부 코호트 연구소는 1일 건강한 탄수화물 섭취에 대한 연구 차원에서 유승호, 장유수 교수팀과 최유니 연구원팀이 성인남녀 2만8000명을 대상으로 탄수화물 섭취와 조기관상동맥질환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역학조사를 실시했다고 1일 밝혔다.
그 결과 당지수(Dietary glycemic index: 섭취 후 혈당을 높이는 정도)와 당부하지수(Dietary glycemic load: 총 섭취 정도)가 높은 식사를 하면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혈당을 많이 올리는 탄수화물을 섭취하거나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할수록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뜻이다.
유 교수팀은 먼저 당지수와 당부하지수 섭취수준에 따라 조사 대상자들을 5개 그룹(오분위)으로 나누고 심장CT 촬영으로 관상동맥석회화 수치를 파악, 비교했다. 그 결과 혈당을 올리는 당지수 식사군의 관상동맥석회화 수치가 혈당을 안 올리는 식사를 한 그룹보다 1.74배 높았다. 즉, 당지수와 당부하지수가 높은 식사를 한 그룹이 지수가 낮은 식사를 한 그룹보다 관상동맥의 석회화 진행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유승호 교수는 “당지수 및 당부하지수와 관상동맥 석회화 사이의 인과관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탄수화물은 중요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무조건 제한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에 같은 탄수화물 식품이라도 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선택하고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식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과일과 유제품 등을 다양하게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아메리칸 저널 오브 카디올로지’(AJC) 8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탄수화물에도 등급이 있다-혈당 많이 올리는 탄수화물 주의 필요
입력 2015-09-01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