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랑, 어떡해!” 강남역 사고 약혼녀 인터뷰

입력 2015-09-01 09:47 수정 2015-09-01 13:58
강남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한 정비직원 조모(28)씨가 내년 1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고, 사고 이틀 뒤 휴가를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약혼녀는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 날짜까지 잡았는데, 이렇게 떠나버려서 너무 막막하다”며 흐느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머니투데이와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조씨의 빈소에서 만난 조씨의 동갑내기 약혼녀는 넋이 나간 모습으로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둘은 10년 넘게 연애했고 내년 초 결혼할 예정이었다. 이미 상견례도 마쳤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지난해부터 결혼 이야기가 나왔지만 두 사람 모두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보자’며 이직을 준비하느라 늦췄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렇게 구한 직장에서 조씨는 참변을 당했다. 머니투데이는 “약혼녀가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 날짜까지 잡았는데, 이렇게 떠나버려서 너무 막막하다’며 흐르는 눈물을 감당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서울메트로 지하철역의 스크린도어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외주업체 E사에 다닌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약혼녀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저 착하게만 산 사람이었다”며 “평소에도 ‘혼자 근무할 때가 많지만 승객들 불편할까 봐 빨리 일을 처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조씨가 2인1조 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고를 당했다는 회사 주장을 반박하는 증언도 나왔다.

조씨의 약혼녀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에도 종종 전동차 운행 시간 중 ‘혼자 작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푸념하곤 했다”며 “(회사 내 직원 서열상) 막내라 단순 작업이나 사전 점검 등은 혼자한다고 몇 번이나 들었다”고 말했다.

조씨의 아버지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날까지만 해도 (용역업체에서) 모두 자신들의 책임이라며 무릎 꿇고 죄송하다고 했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아들 책임이라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조씨는 사고 이틀 뒤인 31일부터 휴가였다.

조씨는 29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부딪혀 숨졌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