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판 정글의 법칙' 출연에 동물단체들 발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판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그의 적극적인 대국민 선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차고에서 인터넷방송과 인터뷰를 하거나, 화상으로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대통령 체면을 아랑곳않고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북극 외교장관회의 참석 등을 위해 사흘 일정으로 31일(현지시간) 알래스카를 찾는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기후변화 어젠다를 한층 효과적으로 세일즈하고자 오지 생존 전문가인 베어 그릴스가 진행하는 NBC방송 서바이벌 쇼를 녹화하기로 했다.

‘러닝 와일드 위드 베어 그릴스'라는 이름의 이 쇼의 오바마 대통령 출연분은 올 연말 방영될 예정이다.

이 촬영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그릴스와 함께 알래스카 험지를 트레킹하며 생존기술을 집중적으로 전수받는다. 또 그와 함께 알래스카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후변화 양상을 관찰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알래스카 방문은 이 곳이 기후변화의 그라운드 제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환경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바이벌 쇼 출연 외에도 빙하가 녹는 현장인 남쪽 수어드 지역으로 이동해, 세계 최대의 빙하로 꼽히는 키나이피오르국립공원의 엑시트 빙하에 올라가 약 1마일가량 등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물권익단체인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은 성명을 내 “저열하고 성차별적이며 혐오스러운 쇼에 오바마 대통령이 출연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