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뿐이 아니네!’ 장수통치한 세계 군주들 누가 있나

입력 2015-09-01 00:02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오는 9월 9일이면 빅토리아 여왕을 제치고 역대 영국 군주 가운데 최장수 통치자로 등극한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외에도 세계에서 오랜 기간 재임한 군주들이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의 소부자 2세는 1899년 생후 4개월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한 부왕을 이어 군주 자리를 물려받은 뒤 22세에 성인이 되면서 왕위에 올랐다. 소부자 2세는 1969년 입헌군주제로서 스와질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한 뒤 1973년 헌법을 정지하고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그는 권력 유지를 위해 부족들과의 정략결혼을 활용해 모두 70명의 부인을 뒀다. 1982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61년간 재위했다.

‘태양왕’이라는 별칭을 지닌 프랑스 루이 14세는 5세 때인 1643년부터 1715년까지 72년 110일 동안 국왕으로 군림했다. 유럽의 군주 가운데서는 단연 최장수 통치다. 호화로운 베르사유 궁전을 지은 그는 “짐은 곧 국가다”는 말로 대표되는 절대왕정을 펼쳤다.

푸미폰 아둔야뎃(87) 태국 국왕은 69년간 재위했다. 살아 있는 전 세계 군주 가운데 최장수 통치 기록이다.

1946년 국왕에 오른 그는 재위 기간 수차례의 쿠데타와 민주 정부로의 이양을 지켜봤다. 최근 몇 년 동안 건강 악화로 병원 치료를 받곤 해온 푸미폰 국왕은 국민들로부터 추앙받고 있는 군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은 1837년 6월 왕위를 물려받은 후 1901년 1월 세상을 뜰 때까지 63년216일 동안 영국을 다스렸다. 대영제국의 절정기로 묘사되는 ‘빅토리아 시대’는 여왕의 집권 시기를 뜻한다.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 통치한 군주는 청나라 강희제(康熙帝)다. 1661년부터 1722년까지 61년간 중국을 다스린 강희제는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로 꼽힌다. 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61년간 통치하면서 이른바 ‘강건성세(康乾盛世. 강희, 옹정, 건륭 세 황제가 재위하는 동안 이어진 태평성세의 시기)’의 서막을 열었다.

반면 ‘세기의 사랑’ 영국 왕 에드워드 8세는 1936년 1월 즉위한 뒤 325일 만에 미국 이혼 여성인 심프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내던졌다. 이로 인해 그의 동생 조지 6세가 뜻하지 않게 왕위를 물려받았고 1952년 조지 6세가 사망하면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로 이어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