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 중국대사 뜬금없이 북중혈맹 강조… “김일성은 동지이자 친구”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내달 3일 중국 70주년 전승절을 앞두고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을 ‘동지’이자 친밀한 친구로 규정하며 북중 혈맹관계를 강조했다. 최근 중국이 전승절을 앞두고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해 북한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던 상황인지라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주북 중국대사관은 31일 홈페이지에 리 대사가 북한 월간지 ‘금일의 조선’ 9월호에 게재한 기고문 전문을 공개했다.

리 대사는 “잔혹한 일본 식민통치에 저항하기 위해 조선(북한)의 많은 지사가 중국으로 와 항일투쟁을 전개했다”며 “특히 중국인민의 친밀한 친구인 김일성 동지는 동북항일연군과 함께 동북지방에서 용감하게 일본에 저항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 인민들은 이를 마음속에 영원히 깊이 새기고 양국 혁명 선열이 목숨과 피로써 맺은 중조 우의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리 대사는 “항일전쟁과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 중에 피로써 맺은 우의는 역사가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자산으로 세대를 넘어 전승하고 부단히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한국전쟁도 거론했다.

리 대사는 “새로운 시기와 형세 하에서 ‘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조강화의 방침’(16자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며 북중 관계의 기본 원칙인 16자 방침도 언급했다.

리 대사의 기고문에는 중국의 공식 입장이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남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기존 입장과 크게 바뀌지 않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