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김정은이 장병들 의연함에 딱 손들었다”

입력 2015-08-31 17:39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31일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사고로 부상해 입원한 국군 병사들을 위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군 출신 황진하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와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종훈·전하진 의원 등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국군수도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을 잇따라 방문해 부상 병사들과 만났다.

김 대표는 사고 당시 부상한 동료를 후송하다 2차 폭발로 발목을 잃은 김정원(23) 하사가 오히려 동료 병사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자 "자네들이 오히려 우리보다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면서 "대통령께서도 (부상 병사들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계신다"며 쾌유를 빌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네들이 이렇게 의지를 보여주니까 김정은이가 놀래가지고…"라고 농담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황 사무총장도 "대한민국 군인다운 기개를 보여줘서 너무 고맙다"고 보탰다.

뒤이어 위문한 하재헌(21) 하사와의 대화에서도 "우리 장병들이 사고를 당하고도 아주 의연한 군인정신을 보여줘서 우리 국민의 영웅이 됐다"면서 "자네가 이렇게 버티니까 김정은이도 손을 딱 들지않냐"며 웃었다.

김 대표는 의료진에게 두 하사의 치료 및 재활 상황을 확인했고, 이들 가족들에게 당 소속 의원 전원이 10만원씩 갹출한 위로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위문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심정은 목함지뢰 도발사고가 터졌을 때 바로 쫓아와서 병사들을 보고 싶었는데 다리가 절단되는 엄청난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을 와서 보고, 사진 찍히는 게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위문 경쟁'을 지적하며 "국군수도병원장에게도 이와 같은 문제제기를 했는데 면회를 허용해준 것은 잘못"이라면서 "앞으로 그런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에도 공개석상에서 "정치인들이 누가 아프면 사진 찍히려고 제일 먼저 병문안을 가는데 정말 잘못됐다"면서 "북한 지뢰 도발에 의해 다리를 잃었는데 병원장이 면회를 허용한 것 자체가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사고 직후인 지난 11일 곧바로 지뢰 피해 병사들을 방문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