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가을 극장 개봉 박두’… 순위 싸움 운명의 한 주

입력 2015-08-31 16:51

프로야구 ‘9월 가을 극장’이 개봉했다. 안갯속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던 순위 전쟁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주는 순위 경쟁 중인 팀끼리의 맞대결이 잡혀 있다. 그야말로 팀 간 운명을 가르는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9월 첫 날, 1위 삼성 라이온즈와 2위 NC 다이노스가 마산에서 맞붙는다. 31일 현재 양 팀의 게임차는 1.5게임차에 불과하다. NC가 시리즈 2경기 모두 이길 경우 1위 탈환을 할 수 있다. 최근 NC의 상승세로 봐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NC는 8월 한 달간 기록적인 승률(0.792, 19승5패)을 거두며 한 때 삼성과 5.5게임 떨어져 있던 승차를 순식간에 좁혔다.

삼성은 일찌감치 이번 2연전에 대비해왔다.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가 빠졌지만, 최고 선발 조합인 윤성환과 장원삼 둘 다 선발 출격이 가능하다. 30일 LG 트윈스 전에서 8점까지 지던 경기를 뒤집은 것도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됐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 불릴 만큼 두 팀 다 총력전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NC의 경우 곧바로 3위 두산 베어스와의 2연전이 기다리고 있어 삼성 보다 부담이 크다. 김경문 NC 감독은 “우리의 우선 목표는 2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가 걸려 있는 5위 싸움은 더 치열하다. 매 경기가 전쟁이다. 한 장의 티켓을 놓고 세 팀(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SK 와이번스)이 싸우고 있다. 8월 마지막 2경기에서 약속이나 한 것처럼 3팀이 나란히 연패를 당하면서 순위 변동은 없었다. 경기 차는 불과 1.5게임. 그 중 승차 없이 5, 6위에 올라 있는 한화와 KIA가 끝장 승부를 벌인다.

1위 다툼이 벌어지는 마산보다 더 뜨거운 곳이 대전이다. 한화는 2연패, KIA는 5연패 중이다. 두 팀 모두 마운드가 걱정이다. 한화는 에스밀 로저스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에이스 없는 한 주를 보내야 한다. 불펜의 과부하는 시즌 종반 내내 화약고와 같다. KIA도 유일한 믿는 구석이었던 투수진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힘든 8월을 보냈다. 지난주 양현종, 스틴슨, 임준혁을 내놓고도 졌다. SK는 김광현, 윤희상 등 믿었던 선발진이 무너지며 막내구단 kt 위즈에게 2연패를 당했다.

누구도 도망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5위 싸움은 맞대결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에는 한화와 KIA, 롯데와 KIA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경쟁자를 반드시 꺾어 5위 싸움의 최종 승자가 되겠다는 게 각 팀의 계산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