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계의 큰 별이 지다” 남성남 남철, 50년 이어온 끈끈한 우정

입력 2015-08-31 16:05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코미디계의 큰 별이 졌다. 원로 코미디언 남성남이 31일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그의 단짝이었던 남철이 세상을 떠난 지 2년 만이다.

두 사람은 고령의 나이에도 전국 팔도를 누비며 복고클럽 공연을 펼치는 등 노년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두 사람은 환상의 코미디 호흡뿐만 아니라 생전에 서로를 향한 우정이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2013년 6월 21일에 남철이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 합병증으로 발생한 신부전증으로 사망했을 때 남성남은 “남철이 날 혼자 두고 갔다. 우린 둘도 없는 형제였다. 의지하면서 살았는데 말도 없이 떠났다. 남은 사람은 너무 괴롭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지 막막하다”며 “죽으나 사나 우리는 콤비다”고 말하며 남철을 보냈다.

하지만 당시 남성남은 남철을 먼저 떠난 보낸 뒤 식음을 전폐하고 두문불출하는 등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함께 2012년 9월 4일에는 방송된 SBS ‘좋은아침’에 출연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남철은 “남성만이랑 짝을 이뤄서 처음으로 공연을 하러 부산에 가는데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무대에 오르기 전에 뭘 짜고 그런 것이 없었다. 그냥 무작정 무대에 올랐는데 신기하게도 제가 뭘 하면 옆에서 남성만이 잘 받아쳐주더라. 그래서 이렇게 호흡을 맞추게 됐다”라고 말했다.

남성남은 “다른 사람이랑 호흡 맞추는 게 오히려 답답하고 힘들었다. 서로가 아프더라도 항상 배려해가면서 콤비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1972년 TBC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콤비를 이룬 남성남과 남철은 ‘왔다리 갔다리’ 춤 등으로 시대를 풍미했다. MBC ‘웃으면 복이와요’ ‘일요일 밤의 대행진’ ‘청춘행진곡’ 등에 출연해 큰 인기를 모았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