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 당국이 주식 시장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언론인과 증권 감독 당국, 중국 최대 증권사의 관련자들이 대거 구속됐다고 신화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규모 매수 개입을 통한 주식시장 부양 노력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공안 당국에 구속된 인물은 경제 전문지 재경(財經)의 왕샤오루 기자, 증권감독관리위원회류수판 발행부 3처 처장,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의 쉬강 등 이사 4명이다. 왕샤오루 기자는 지난 달 20일 “증감위가 시장 안정화 자금의 출구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보도 직후 증감위 대변인은 보도 내용을 즉각 부인했었다. 당시 증권 당국은 대규모 자금 투입을 통해 곤두박질치던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왕 기자는 “전해들은 이야기와 개인적 추측을 통해 확인 없이 기사를 작성했다”고 자백하며 “후회하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해당 언론사가 반발하고,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최근 왕 기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증감위 류수판 처장은 지난해 뇌물을 받고 모 기업의 증자를 도와주고, 업무 상 취득한 기업 내부 정보를 활용해 주식 시장에서 수백만 위안(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쉬강 이사 등은 모두 내부 거래 혐의로 구속됐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와 함께 증시 폭락사태와 톈진항 대형 폭발사고와 관련한 유언비어 유포자 등 197명을 사법처리했다고 발표했다. 온라인상 규정 위반 사례에 대한 특별 단속으로 165개 온라인 계정도 폐쇄 조치됐다. 최근 온라인 상에는 “한 남성이 베이징에서 주가 폭락 때문에 투신해 사망했다” “톈진 폭발 사고로 최소 1300명이 사망했다” 등의 유언비어가 돌아다녔다. 증감위 기율검사위원회는 최근 푸젠, 지린, 산시, 쓰촨성 증감위를 방문해 증시와 관련한 직원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두 달여 동안 증감위 산하 중국증권금융공사와 기관을 동원, 주가 방어를 위해 지난 두 달 동안 약 200억 달러(약 23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시장에 너무 많은 정보가 공개되면서 주가 부양노력이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 “지난주 글로벌시장의 우려를 키운 중국 증시의 급락사태 이후 정부의 직접적인 주가부양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인위적인 주가 부양 보다는 내부 정화에 초점, 최대 증권사 간부와 언론인 등 대거 구속
입력 2015-08-31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