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감독시리즈②]원주 동부 김영만 “질식수비와 빠른 농구로 팬을 즐겁게 하겠다”

입력 2015-08-31 16:48

원주 동부 김영만(43) 감독은 지난 시즌 첫 팀의 지휘봉을 잡고 팀을 정규리그 2위까지 올려놓았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울산 모비스에게 우승컵을 내줬지만, 그 전 시즌 꼴찌였던 팀을 재정비해 1년 만에 정상권으로 탈바꿈시켰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전매특허인 ‘질식수비’를 앞세워 정상에 도전한다.

하지만 김 감독은 험난한 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만난 김 감독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멤버가 많이 바뀌었다”며 “이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한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과 앤서니 리처드슨이 팀을 떠났고 이승준도 서울 SK로 둥지를 옮겼다.

그래서 김 감독은 ‘동부산성’ 외에 빠른 공격 농구도 함께 펼칠 계획이다. 김 감독은 김주성과 윤호영, 로드 벤슨이라는 막강한 트리플 포스트를 4년 만에 다시 팬들에게 선보인다. 그런데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팀 주축 김주성이 36세 노장이어서 풀타임 소화가 어렵다. 벤슨은 지난 시즌 팀 분위기를 해치는 돌출행동으로 모비스에서 퇴출된 경력이 있다. 김 감독은 “김주성은 경기 당 25분 정도 뛸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절할 것”이라며 “벤슨은 원래 성격이 좋았다. 특히 옛날부터 우리 팀에 있었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비시즌 동안 김주성이 빠질 때를 대비해 속공 농구를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바로 새 외국인 선수인 리샤드 제임스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김 감독은 “제임스는 키가 183㎝로 단신이기 때문에 수비가 약한 게 흠이지만 포워드를 볼 수 있는 득점원”이라며 “한국 농구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지만 경기를 뛰면 차근차근 익숙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재미있는 농구를 해야 한다”면서 “벤슨이 경기에 들어왔을 때에는 높이 농구를, 제임스가 코트에 나서면 빠른 농구를 구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리플 포스트이 한 축인 윤호영이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1~2라운드 출전 가능성이 어려운 게 악재다. 이에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고 한 걸음 더 뛸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김주성과 윤호영의 공백이 생길 때 포지션별 모든 선수가 각자의 일을 잘 해야 이를 돌파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1라운드에서 5할 승부만 한다면 2라운드부터 승부를 보겠다”면서 “동부산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좀 더 다양한 전술로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원주=글·사진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