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3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상생협력 협약을 맺으면서 광역자치단체 간 '연정(연합정치)'을 확대했다.
특히 지난 4월 야당 도지사인 최문순 지사의 강원도와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여당 내 절친 동반자로 알려진 원희룡 지사의 제주도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남 지사의 연정이 한층 지평을 넓히게 됐다.
남 지사와 원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일자리 창출·신성장산업, 농산물 등 유통 판매, 도민 교육 및 공무원 교류, 관광, 연구 등 모두 5개 분야의 14가지 상생협력 사업을 담은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는 두 지자체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을 통해 상생과 발전을 이룩하자는 두 지사의 의지를 나타낸다. 남 지사의 '연정'과 원 지사의 '협치'가 빚어낸 첫 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남 지사도 이날 협약식에서 "원 지사는 제주도에서 협치라는 새로운 길을 가고 있고, 경기도는 연정을 하고 있다"면서 "여야를 벗어나는 상생 연정을 뛰어넘어서 이제는 제주도와의 이런 상생협력을 통해 새로운 지방자치 간의 연정도 하나하나 길을 터 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IT 등 첨단인프라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경기도와 무궁무진한 관광자원과 '클린이미지'를 가진 제주도가 서로 장점을 잘 살려서 협업하면 새로운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원 지사는 "서로 배우고 협력할 수 있는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조금 늦은감도 있지만 오늘 서로의 상생협력을 통해 앞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자"고 강조했다.
두 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내 소장 개혁파의 리더로 함께 해왔던 정치경력을 언급하며 유대감을 나타냈다.
남 지사는 "원 지사와는 16대 국회 때부터 우리 정치의 혁신을 위해 일했는데, 동시에 신분이 바뀌어 도지사로 앉아있다"면서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남 지사는 이어 "이제는 우리가 행정의 혁신, 또 그것을 뛰어넘는 대한민국의 혁신을 위해 손을 잡을 일들이 무궁무진하게 있구나 하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다"라고 말해 원 지사와의 정치적, 행정적 협력 강화를 시사했다.
원 지사도 "제가 국회생활을 12년, 남 지사님이 14년 하는 동안 우리 보수정당의 개혁, 대한민국의 개혁정치를 위해 우여곡절을 많이 겪으면서 대부분 같은 곳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힘을 쏟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정도 많이 들었고, 서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어떻게 서로 도와줄 수 있고, 보완할 수 있고, 힘을 합쳤을 때 더 큰 영향력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기본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남 지사와 원 지사는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과 함께 줄기차게 변화와 개혁의 목소리를 내 온 소장개혁파의 원조격이다. 남 지사, 원 지사, 정 의원의 성을 따 '남·원·정'이라고 불린다.
이들은 정치적 동지이기도 하지만, 본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소장파를 대표하는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며 미래의 경쟁자 관계에 있기도 하다.
앞서 남 지사는 지난 4월 강원도를 방문, 최문순 강원지사와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지원 및 협력, DMZ(비무장지대) 활용 관광상품 개발 및 관광활성화 추진 등 14개 사항에 대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야당과의 연정을 주창해온 남 지사는 이후 야당이 추천한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를 임명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어 도내 31개 시군과 예산을 나누는 예산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는 광역지자체 간 연정으로 확대하고 있다.
강원도와 제주도에 이어 충남도와 부산시와도 상생협약체결을 논의중이다.
또 오랜 기간 갈등을 겪었던 경기도교육청과도 교육협력사업을 재개하면서 '교육연정'을 하는 등 연정을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으로 정착시키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채성령 경기도대변인은 "오늘 남 지사와 원 지사의 협약체결은 보수정당에서 정치의 개혁을 위해 함께 좌충우돌하던 소장파의 리더들이 지방행정을 통해 정치구조 개혁의 씨앗을 뿌리며 실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연정’ 남경필- ‘협치’ 원희룡 손잡았다-경기도와 제주도 상생협력 협약 체결
입력 2015-08-31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