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살아서 마지막으로 한 일이 구급차를 타고 응급환자를 돌보는 것이었다. 항상 환자를 살리는 의사가 되고자 했던 아들의 뜻을 존중해 장기를 기증하기로 마음먹었다.”
30대 인턴의사가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생의 마지막까지 응급환자를 살리려 했던 인턴의사는 세상을 떠나면서 심장과 간, 신장 등의 장기를 기증해 환자 5명에게 새 생명을 줬다.
31일 가천대 길병원에 따르면 철원 길병원 소속 인턴의사 조수원(31)씨는 지난 1일 구급차를 타고 경기도 의정부의 한 병원으로 응급환자를 이송했다. 무사히 환자를 이송한 후 병원으로 되돌아가던 중 화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가 타고 있던 구급차가 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뒤집혔고, 조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뇌사상태에 빠졌다.
사고 후 조씨 부모는 아들이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병원 측 진단을 받자 고민 끝에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조씨는 지난 2월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서 3월부터 인천에 있는 가천대 길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자병원인 철원 길병원으로 파견을 갔다가 복귀를 이틀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마지막까지 구급환자 돌봤던 인턴의사…사후 장기기증으로 5명에 새 생명
입력 2015-08-31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