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31일 최근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과 관련, "정부는 이번 확성기 방송의 교훈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외부 정보가 북한 정권에게는 독이요, 북한 주민에게는 약이 되는 강력한 대북 정책 수단이라는 점이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북 미디어의 효과와 정책 방향' 언론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으로 "확성기 방송 하나만으로도 판세를 뒤바꾼 이번 사태를 보면서 대북 확성기를 포함한 대북 미디어 전반의 정책 효과에 대해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각각의 미디어에 대해서 정보 전달 효과(對 주민)와 긴장 고조(對 정권) 효과, 양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긴장을 최소화하면서 정보 전달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역시 라디오 방송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디오 주파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장 낮은 대응은 군의 전단 살포가 될 수 있고 중간은 확성기 방송, 가장 높은 건 대북 TV 방송을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북한 팔(PAL) 방식의 TV 중계소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향후에도 천안함이나 연평도 같은 극악한 도발이 생기면 북한 전역에 우리가 TV 방송을 내보내는 것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김정은 통치의 새로운 특징이 이번 사태를 통해서 드러난 것"이라며 "정권 안정화가 최우선 목표인 '김정은식 대남 쇄국 정책'"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북한은 5·24 조치 5년이 지나도록 눈 하나 깜짝 안 했던 데 반해 확성기 방송을 하자 일주일 만에 대화하자고 나왔다"며 "역설적이지만 5·24 조치는 김정은 대남 쇄국 정책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하태경 “대북 확성기 방송, 北정권엔 독이요 북한 주민에겐 약”
입력 2015-08-31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