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올 시즌 첫 패배의 원인을 “스완지시티가 반짝했던 5분”이라고 했다. 스완지시티가 기성용을 투입하고 선수들의 위치를 이동하면서 전술을 바꾼 5분이었다.
판 할 감독은 31일 웨일스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스완지시티에 1대 2로 역전패한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원정경기를 마치고 “상대가 반짝했던 5분이 있었다. 그 5분 때문에 졌다. 축구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며 “스완지시티는 0대 1로 주도권을 빼앗기고 전술을 바꿨다. 우리는 상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85분 동안 경기를 지배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스완지시티가 2대 1로 승리했다”며 “5분 때문에 졌다. 발생하지 않았어야 할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 경기를 통해 선수들도 배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 할 감독이 지목한 5분은 후반 15분부터 후반 20분까지다. 스완지시티는 0대 1로 뒤진 후반 15분 안드레 아이유의 동점골과 후반 20분 바페텡베 고미의 추가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공교롭게도 기성용을 투입하고 10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기성용은 아이유의 동점골이 터지기 2분 전인 후반 13분 미드필더 웨인 라우틀리지와 교체 투입됐다. 기성용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들어가면서 아이유는 맨유의 오른쪽 진영으로 더 깊숙이 진출했고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잡았다. 아이유는 기성용이 들어온 지 7분 만에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해 역전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의 말처럼 스완지시티가 반짝했던 5분간 전술을 재정비한 키플레이어는 결국 기성용이었다. 기성용이 판 할 감독에게 다시 한 번 악몽을 안긴 셈이다. 기성용은 판 할 감독의 맨유 사령탑 데뷔전인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프리미어리그 전체 1호 골을 넣고 스완지시티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에는 전술을 바꾼 등장만으로 판 할 감독과의 악연을 쌓았다.
스완지시티는 맨유를 밀어내고 리그 4위에 올랐다. 중간 전적은 2승2무(승점 8)다. 지금까지 1패도 당하지 않았다. 맨유는 스완지시티에 첫 패배(2승1무·승점 7)를 당하면서 5위로 밀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판할의 악몽 같은 기성용 “스완지가 반짝한 5분 때문에…”
입력 2015-08-31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