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0일 고향인 경남 거제의 조선소와 10월 군수 재선거를 앞둔 경남 고성군을 잇따라 방문했다.
위기에 빠진 조선업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경제정당'의 모습을 부각시켜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당기는 것은 물론, 재선거에 맞춰 경남 민심을 공략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우선 이날 오전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노조 간부들과 면담하면서 조선산업 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거제는 제 고향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대우조선과는 많은 인연이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87년 대우조선 노동자인 이석규씨 분신 사건과 관련해 (제3자 개입혐의로) 구속됐을 때 저도 진상조사 및 대응을 함께 했다"며 향수를 자극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문 대표는 조선산업 위기의 책임이 정부의 정책 실패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우조선의 경우) 산업은행의 감독이 아주 부실했고, 낙하산으로 내려온 경영진들이 대단히 무책임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해양플랜트 산업을 미래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지만, 기술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밀어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조선소 방문 직후 인근 경남 고성군으로 이동, 10월 군수 재선거를 앞둔 백두현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워낙 약한 지역이다보니 이번 고성군수 재선거에 관심을 덜 두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당내에서는 오히려 이곳에서 선전한다면 의외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새어나오고 있다.
문 대표는 백 예비후보 사무실을 방문, "야당 군수가 되면 힘을 못쓴다는 말도 있지만, 거꾸로 경남은 모두 여당 단체장인 만큼 새누리당은 고성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당은 예산편성 등에서 (경남의 야당 단체장 지역에) 총력을 다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재선거는 새누리당 후보가 선거법을 위반해 벌어지는 것으로, 재보선의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해당)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경남에서 새정치연합 소속 군수가 나오도록 정치혁명을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표는 또 재래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회를 함께 먹으며 민심을 다독였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고성군의 지역경제가 조선산업에 상당부분 의존한다는 점을 감안, 새정치연합은 백 예비후보를 당내 조선해양산업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문 대표는 시장방문 후 "요즘 조선산업이 크게 위기를 맞아 대대적 구조조정이 행해지고, 노동자들의 고용이 불안해지고 있다"며 당내에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 기초단체장 선거는 고성이 유일하다. 아주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또 적조 문제가 계속되면 다시 한번 이 지역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문재인, 고향 거제서 경남 민심 공략…고성군 재선거도 겨냥
입력 2015-08-30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