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야당의 ‘권리당원’ 논란

입력 2015-08-30 16:43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내년 총선 후보자 공천과정에 일반국민 참여를 최대한 늘리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친노(친노무현)계와 비노(비노무현)계간 대립이 다시 격화될 조짐이다. 역대 총선과 전당대회 때마다 당내 분열을 야기했던 ‘권리당원 논란’이 재연됐기 때문이다.

혁신위는 최근 국회의원을 상대로 공천선거인단 일반국민과 권리당원의 구성 비율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은 현재 60%인 국민 참여비율을 100%까지 늘리는 방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물었다. 의원들의 응답 여부에 따라 권리당원 참여비율이 ‘제로’상태로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혁신위 내부에선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국민참여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 관계자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원 권리침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일반 국민의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안심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여론조사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된 것도 한 몫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즉각 당내 반발이 터져 나왔다. 총선후보를 공천하는데 당의 ‘주인’인 권리당원들을 배제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주장이다. 친노 대 비노 간 계파 갈등을 부추기고 당원과 당을 분리시킨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민 참여비율을 늘린다는 건 결국 돈 선거, 조직선거를 치르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미 한 번 실패했던 방향으로 다시 공천룰을 정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비주류 의원도 “매달 당비를 내고, 열심히 활동한 당원에게 지역구 후보를 뽑을 권한조차 주지 않는다면 차라리 당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2012년 19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100% 국민 참여 경선을 실시했지만 새누리당에 완패했고, ‘실패한 공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야권 통합’ 대상이었던 민주통합당은 100만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모집했지만 각종 불법·편법이 난무해 ‘동원 선거’ 논란까지 일으켰다. 모바일경선 과열로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