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이 잘못 먼저 빌어 협상 타결해줬다” 계속되는 거짓 선전전

입력 2015-08-30 12:23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로 '준전시 상태'를 해제한 것과 관련, 주민들에게 "남측이 잘못을 사과해 협상이 타결됐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북부 지역의 내부 소식통은 지난 26일 이 매체와 통화에서 "지금 인민반이나 직장에서 미국놈들과 남조선 것들이 먼저 도발을 했지만, 잘못했다고 빌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돼 준전시 상태를 푼다고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고위급 접촉 내용을 보도를 통해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전기가 전혀 오지 않는데 어떻게 TV를 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전기는 명절 때나 오고, 불이 와도 변압기로 서로 전기를 끌기 때문에 전압이 약해 TV를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전력 사정이 열악해 북한 북부 지방 주민은 고위급 접촉에 관한 내용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할 수는 없다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인민반 회의와 직장에서는 '남한 쪽에서 사죄하겠다고 빌어서 회담을 해줬다', '남쪽에서 사죄한다고 하니까 준전시 상태를 해제해줬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위에서 그런 식으로 교양 사업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남북 고위급 접촉 대표였던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은 지난 2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남북 고위급 접촉 경위와 타결 내용을 밝히면서 "이번 북남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가지고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인 행동으로 상대 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