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한 보안성을 악용한 신용카드 복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보안성이 높은 ‘집적회로(IC)’ 카드 단말기 교체 사업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시행에 따라 신규·교체 단말기에서는 기존의 마그네틱(MS) 단말기보다 IC카드 단말기를 우선으로 적용해야 하지만 영세 가맹점 IC 단말기 교체 사업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여신협회가 지난 6월 한국스마트카드,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 금융결제원을 영세 가맹점 IC 단말기 전환 지원 사업자로 선정했으나, 카드 결제 승인 중개 및 카드 전표 매입을 대행하는 밴(VAN)사가 이 3곳에 고객인 가맹점을 빼앗긴다는 우려에서 가맹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를 긁으면 결제되는 기존 MS 단말기는 카드 뒷면에 있는 검은 띠에서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 결제 정보를 읽어들인다. 반면 단말기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결제하는 IC카드는 카드 앞면의 금색, 은색 사각형 모양의 칩 내부에 결제 정보가 담겨 있어 위조나 변조가 어렵다.
여신금융협회는 시장 혼란을 방지하고 IC카드 거래를 연착륙시키고자 3년간 단말기 교체 유예 기간을 부여했다.
특히 영세 가맹점에는 15만원 이상이 드는 IC 단말기 교체가 부담된다는 지적에 따라 연매출 2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에 대해 무상으로 교체 작업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가맹점 단말기 정보를 갖고 있는 13곳의 밴사가 가맹점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교체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형편. 여신협회조차도 가맹점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에 어떤 단말기가 깔렸는지 현황을 파악해야 전환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텐데 밴사에서 협조를 하지 않으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여신협회에서 밴사를 상대로 가맹점 정보를 공유하라고 독려하는 것 말고는 뚜렷한 방법도 없다.
게다가 그간 단말기 업무를 한 금융결제원을 제외하고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 한국스마트카드는 밴사 역할을 한 적 없어 단말기 제작 작업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공희정 기자
카드 복제 사고 막을 IC단말기 교체 작업 지지부진
입력 2015-08-29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