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액션영화 ‘베테랑’이 개봉 25일 만인 29일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 경찰을 소재로 한 영화 중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베테랑이 처음이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29일 오전 7시30분쯤 베테랑의 누적 관객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국영화로는 역대 13번째, 외화를 포함하면 17번째다. 베테랑은 개봉 이후 하루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아 올해 가장 오랫동안 정상을 유지한 영화에도 꼽혔다.
‘베테랑’의 천만 돌파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이 광복절에 1000만명을 돌파한 지 꼭 2주 만에 이뤄진 일이다. 관객을 ‘쌍끌이’할 강력한 ‘러닝메이트’라는 평가를 받은 두 경쟁작은 같은 시기에 나란히 천만 고지에 오르게 됐다.
베테랑의 천만 달성에는 류승완 감독 특유의 ‘직설적 유머’와 ‘통쾌한 액션’이 권선징악(勸善懲惡)이란 ‘단순명쾌’ 스토리와 제대로 어우러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을 비롯한 광역수사대 경찰들이 단죄한다는 간결하고도 분명한 메시지에 ‘액션 전문’ 류승완 감독의 시원한 액션 시퀀스가 더해지며 관객과 소통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입에 착 붙는 명대사도 천만 달성의 또 다른 주역이다. 서도철의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가 없냐”는 말은 실제 배우 강수연이 술자리에서 자주 쓰는 표현을 류 감독이 받아 적어 놓았다가 이번 대본에 집어넣은 대사다. 조태오의 “어이가 없네”, “문제를 만들면 문제가 된다고 했어요”, 서도철의 “같은 팀원끼리는 방귀 냄새도 같아야 해” 등도 명대사로 남았다.
연기파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도 볼거리였다. 서민 형사로 분한 황정민은 그의 이미지 그대로 열정적이고 정의로운 형사 역을 맡아 명불허전의 연기를 펼쳤다. 청년 이미지가 강했던 유아인은 베테랑에서 악역을 정말 악독하게 연기해내 연기 변신에 대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국제시장’, ‘암살’에 이어 '베테랑'까지 그동안 총 7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한 ‘한국 영화의 요정’ 오달수와 조태오의 오른팔 역할을 맡은 유해진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 모델 장윤주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간 자신만의 액션 영화를 끊임없이 시도했으나 ‘천만 영화’의 인연은 없었던 류 감독은 이 영화로 마침내 천만 고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한국 영화감독 중에서 '천만 감독'이 된 것은 그가 11번째다. 봉준호 감독은 ‘베테랑’에 대해 “이토록 고발적인 영화가 이토록 오락적이라는 사실이 경이롭다”는 추천사를 내놓았다.
한편 ‘베테랑’에 앞서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로는 ‘명량’(1761만명), ‘국제시장’(1425만명), ‘아바타’(1362만명), ‘괴물’(1301만명), ‘도둑들’(1298만명), ‘7번방의 선물’(1298만명),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명), ‘왕의 남자’(1230만명), ‘암살’(상영중), ‘해운대’(1145만명), ‘변호인’(1137만명), ‘실미도’(1108만명),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명), ‘겨울왕국’(1029만명), ‘인터스텔라’(1027만명)가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베테랑' 터졌다… '암살'과 함께 쌍끌이 '천만 달성'
입력 2015-08-29 10:42 수정 2015-08-29 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