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3)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핫스퍼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적료 추산치는 아시아 선수 사상 최고액이다. 나카타 히데토시(38·일본)의 종전 최고액을 경신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축구팬들은 “아시아의 무게중심이 한국으로 완전하게 기울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본 축구팬들은 29일 “한국 공격수가 아시아인 사상 최고액으로 토트넘에 입단했다”며 손흥민의 이적료를 다룬 골닷컴 일본어판 기사를 SNS와 커뮤니티사이트로 옮기면서 뜨겁게 반응했다. “축하한다” “대단하다”는 박수가 많았지만 일각에서는 “분하다” “불쾌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손흥민의 몸값 상승을 아시아 축구의 판세 변화 과정에서 나온 현상으로 분석한 의견도 나왔다. “일본은 1월 아시안컵과 8월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에 패권을 내줬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까지 빼앗겼다”거나 “지난해 6월 월드컵부터 꾸준히 추락한 일본과 조금씩 상승한 한국. 이제 아시아의 무게중심은 한국으로 완전하게 기울었다”는 구체적인 분석이 일본 축구팬들 사이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지난 28일 토트넘 입단을 확정했다.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 5년이다. 토트넘은 이적료나 연봉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선수의 몸값에 해당하는 이적료에 대해서는 영국과 독일 언론을 중심으로 2200만 파운드, 또는 3000만 유로라는 추산치가 나오고 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400억원이다. 골닷컴 일본어판의 추산치도 같았다. 여러 매체의 추산치가 비슷한 점으로 볼 때 실제 금액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아시아 선수의 몸값 최고액은 나카타에게 매겨져 있었다. 나카타는 2001년 이탈리아 AS 로마로부터 파르마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2600만 유로(345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후부터 14년 동안 나카타의 몸값을 넘어선 아시아 선수는 없었다.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의 몸값을 55억원 안팎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한편 손흥민은 등번호 7번을 받았다.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입단 시기와 몸 상태 등을 감안한 손흥민의 데뷔전은 다음달 13일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리는 5라운드 원정경기가 유력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손흥민 > 나카타… 아시아 최고 몸값 뺏긴 日 “분하다”
입력 2015-08-29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