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으로 유명한 일본 가마쿠라시의 도서관이 “학교가 가기 싫다면 학교 대신 도서관으로 와라”는 트위터를 학생들에게 보내 교육 위원회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일본 정보사이트 버즈뉴스는 27일 가마쿠라시 교육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가마쿠라시 도서관이 25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학교에 가는 것이 괴로운 학생들은 도서관에 오라고 멘션을 남겨 지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마쿠라시 도서관은 25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곧 있으면 2학기, 학교에 죽을 만큼 가기 싫은 학생들은 학교 가지 말고 도서관에 와라” “만화, 단편 소설도 있어. 종일 있어도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을게”라고 글을 남겼다.
가마쿠라시 도서관을 담당하고 있는 가마쿠라시 교육위원회는 26일 이 멘션에 대해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표현을 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위원회는 ‘학교를 쉬고’ ‘학교에 갈 것이라면…’ 표현은 학생들에게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서관 관계자는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에는 왕따나 학교폭력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다가 자살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학생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쓴 멘션이 이렇게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교육위원회의 관계자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도서관 관계자와의 논의 끝에 트위터 멘션을 지우지 않기로 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교육위원회의 비판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교육위원회의 지적에 대해 “학교생활이 힘든 친구들에게는 그래도 다독여 줄 수 있는 메시지”이라며 학생들의 편에서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학생들을 자살의 유혹으로부터 빠져나오게 할 수 있는 따뜻한 한마디를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렇게 도서관이 따뜻한 곳이었나”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도서관이 있다니 감동이다” “가마쿠라에 사는 학생들에게는 아지트 같은 곳”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경림 기자 enlima7@kmib.co.kr
“학교 가지 말고 도서관에 와” 日도서관, 트위터 멘션 논란
입력 2015-08-29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