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기로 했던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특수활동비 공방’으로 무산됐다. 야당은 정부의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소위원회 구성을 요구했고, 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14 회계연도 결산안과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이달 말로 종료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시한 연장에 대한 안건 처리가 미뤄지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연간 9000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특수활동비가 근거 없이 사용되는 점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특수활동비를 투명화하는 첫 조치인 소위 설치에 대해 새누리당은 논의 시작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끝까지 (소위 설치를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요구를 국가정보원을 압박하려는 ‘무책임한 발목잡기’라고 일축했다. 야당이 국정원이 특수활동비의 상당부분을 쓰고 있는 점을 빌미삼아 국정원이 야당의 불법 해킹 논란 관련 자료제출을 거부한 데 대한 ‘표적성’ 문제제기라는 것이다. 또 새정치연합 한명숙 의원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대법원에 대한 불편한 심기 때문에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를 미뤘다는 주장도 나왔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본회의는 여야 간 큰 쟁점이 없었는데 야당이 (본회의를) 할 것처럼 하더니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예결위 양당 간사인 김성태, 안민석 의원은 국회에서 만나 접점을 찾았지만 평행선만 달렸다. 여야의 양보 없는 공방으로 2014 회계연도 결산안 처리는 법정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결산에 대한 심의·의결을 다음 달 1일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완료해야 한다.
여야는 본회의 무산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새누리당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본회의는 이미 오전 10시에 열기로 합의가 돼 있었는데 새정치연합은 자신들의 연찬회를 10시에 시작한다며 일방적으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를 위해 노력했고 우리는 계속 합의를 독려했다”며 “새누리당이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협의를 거부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지만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를 통해 오는 31일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8월국회 마지막 본회의 무산
입력 2015-08-28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