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3%, 북한 고위급 접촉 합의 안 지킬 것” 17%만 지킬 것 예상

입력 2015-08-28 10:11

한국갤럽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에게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 협상 결과에 대해 물은 결과 북한이 이번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으로 보는지 물은 결과 17%만이 '잘 지킬 것'이라고 답했고 69%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었으며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작년 10월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고 우리 정부 주요 인사들과 회동했다. 직후 조사에서 북한의 태도가 변했는지 물은 결과 60%가 '변하지 않았다', 28%는 '변했다'고 답했다. 그에 앞선 작년 2월, 6년 만에 성사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산가족상봉 행사 합의) 직후에도 '북한의 태도가 변한 것은 아니다'가 64%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러한 불신의 기저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 문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2월과 10월 세 차례 조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80%를 넘어, 우리 국민 대다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요원한 일로 여겼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북한에 대한 불신이 한두 번의 깜짝 이벤트로 쉽게 바뀔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번 남북 협상 과정 중 우리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76%가 '잘 대응했다'고 봤고 '잘못 대응했다'는 11%에 그쳤으며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잘 대응했다'는 의견이 60%를 넘었고, 5060 세대와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80%를 웃돌았다.

우리 국민 65%는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잘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16%는 '잘못됐다'고 답했으며 19%는 의견을 유보했다. 특히 5060 세대와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잘됐다'는 응답이 70%를 넘었다.

이번 남북 고위급 협상이 잘됐다고 보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651명, 자유응답) '대화/합의/평화로운 해결'(23%), '긴장 완화/준전시상황 해제'(22%), '유감 표명/사과 받아냄'(13%), '강경/단호/원칙 대응'(10%), '우리가 주도'(5%) 등을 꼽았다.

협상이 잘못됐다고 보는 사람들은 그 이유로(159명, 자유응답) '사과 받지 못함/유감 표현은 미흡'(30%), '성과 부족'(16%), '너무 많이 양보/북한에 유리'(14%), '강력 대응 못함'(13%), '북한을 못 믿음'(10%) 등을 지적했다.

다음으로는 이번 합의 내용 중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 자유응답된 내용을 합의문 내 6개 조항 중심으로 분류해 봤다. 그 결과 '이산가족상봉 진행'(17%), '빠른 시일 내 대화, 협상 진행'(14%), '비무장 지대 지뢰 폭발 유감 표명'(14%), '북한의 준전시상태 해제'(11%) 등 네 가지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남북 민간 교류 활성화'(3%)와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3%)을 성과로 본 경우는 적었다. '기타' 응답이 4% 있었고 35%는 '성과가 없다'거나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다. 응답률은 20%(총 통화 5,099명 중 1,004명 응답 완료).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