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난민들이 트럭 짐칸에서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중해를 건너다 배안에서 난민들이 한꺼번에 희생된 적은 있지만 유럽 땅 안에서 수십 명이 죽은 것은 드문 경우다.
오스트리아 일간 크로넨자이퉁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동부 판도르프 인근 A4 고속도로의 비상 주차공간에 세워져 있던 트럭의 짐칸(트레일러)에서 수십 명의 난민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이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트럭에는 헝가리 번호판이 달려 있으며 지난 26일부터 발견 장소에 세워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트리아 경찰 당국은 “최소 20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사망자가 40명이나 50명으로 불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크로넨자이퉁에 따르면 해당 트럭은 지난해 슬로바키아의 한 식품업체에서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식품업체 관계자는 “트럭을 구입한 업자가 이를 다시 헝가리에 되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한나 미클레이트너 오스트리아 내무부 장관은 “밀입국 주선업자들이 이번 참사를 야기한 주범”이라며 “이번 비극은 난민들을 보호하고 밀입국 주선업자들과 싸우기 위해 유럽연합(EU) 국가들이 공동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동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헝가리에는 올해 들어서만 14만 명의 난민이 몰렸다. 난민들은 동유럽의 유일한 유럽연합(EU) 국가인 헝가리에 진입한 뒤 이어 잘 사는 서유럽 국가들로 향하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거쳐가고 있다.
한편 지난 26일에는 이탈리아 해안경비대가 지중해를 건너다 보트 안에서 사망한 시신 54구를 발견하기도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트럭 짐칸에서 떼죽음... 유럽 난민 사태가 부른 참극
입력 2015-08-27 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