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항일 승전 기념일(9월 3일·전승절)을 앞두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 일왕 사죄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 언론이 사죄를 요구하자 일본 외교 당국일 반발한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일본의 침략전쟁을 지휘한 쇼와(昭和) 일왕의 아들인 아키히토(明仁) 국왕이 사죄해야 한다는 평론을 싣자 일본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에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지난 25일 송고한 평론에서 “침략전쟁은 (쇼와) 천황(일왕)과 정부, 군대, 재벌 등이 힘을 합친 결과로, 그들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며 “천황은 죽을 때까지 피해 국가와 그 국민에 사죄를 표명한 적이 없으니 그 왕위 계승자(아키히토 일왕)는 사죄로 대립을 해소하고, 뉘우침으로 신뢰를 손에 넣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폐하에 대해 현저하게 예의를 상실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외무성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일간에도 일왕 사죄 논란이 외교 갈등을 초래한 적이 있다.
2012년 8월 14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한국교원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국에 항의했고, 일본 사회에서 반한(反韓) 여론이 거세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일본 사이에 '일왕 사죄' 논란
입력 2015-08-27 19:34